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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거부한 ‘비루한 예수상’ 조각가 외로운 죽음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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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미술관 2층 전시실 안쪽 벽에 매달려 관객을 내려다보는 권진규의  1969 년작 <십자가 위 그리스도>. 노형석 기자 ‘예수님 머리 위에 왜 수레바퀴가 있지?’ 교회 쪽에서 달려온 사람들은 예수상을 보더니 단박에 퇴짜를 놓아버렸다.  1970 년, 서울 혜화문 너머 동선동 작업실에서 조각계의 냉대 속에 외롭게 작업하던 조각가 권진규( 1922~1973 )는 크게 상심했다. 작업실 인근의 개신교 교회에서 일반 신도들에게 보여줄 것이라며 기독교 성상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해 공들여 작업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가져가지 않겠다’며 그냥 가버린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작업실 벽에 매달린 그리스도상은 성스러움과 권위를 표상한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라 고통받는 보통 사람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못 박힌 몸의 고통 때문에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고, 피부는 온통 잿빛을 띠고 표면은 거칠기 그지없었다. 굿판처럼 청중의 박수와 환호, 몸부림으로 주님을 영접하며 영생과 복을 기원하는 부흥회 위주의 신앙 활동을 하던 부흥 교회의 신도와 목회자들에겐 이처럼 기존 도상을 벗어나 고뇌에 잠긴 인간적인 예수상은 달갑게 대할 수 있는 게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옆쪽에서 바라본 <십자가 위 그리스도>. 노형석 기자 이 작품은 바로 권진규가 남긴 가장 큰 조각상이자 최고의 걸작으로 최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십자가 위 그리스도>란 건칠 조각상이다. 광주 중외공원 안의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1~2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권진규 탄생  100 주년 기념전 ‘영원을 빚은, 권진규’( 23 일까지)의 핵심 대표작으로 2층 전시장 안쪽 가장 깊숙한 자리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비루한 몰골로 세상을 굽어보는 순교자의 풍모를 지닌 이 예수상은 권진규가  1973 년 5월 작업실에서 스스로 삶에 마침표를 찍기 약 3년 전에 제작되었다. 허경회 권진규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유족들의 증언에 따르면 권진규가 생전 주문을 받아 제작한 기념상